논리적으로 생각해서 이 이야기가 꿈이라면 하은의 꿈일 것이다. 왜냐하면 세미는 배에 탔고 하은은 배에 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객이 따라가게 되는 건 세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꿈은 꾸는 사람의 뇌가 만들어 내는 것이니까 우리가 보는 세미는 사실 하은일 수 있다. 게다가 세미가 겪고 있는 일들을 보고 있으면 묘하게 그런 심증을 더욱 굳히게 된다. 왜냐하면 그 하루동안 세미는 내내 절박한 심정이 되기 때문이다. 절박한 심정으로 하은을 잃어버리고, 절박한 심정으로 하은의 속내를 궁금해 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떠돌아다니는 개의 주인을 찾아주고 절박한 심정으로 개를 찾은 주인의 마음에 공감한다. 그리고 이 절박함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심정을 떠올리게 한다. 완전히 딱 들어맞는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