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음식 18

밀크 초콜렛

다크보단 역시 밀크죠 아무리 비싸고 고급이어봤자 소용없어요 초콜렛이란 모름지기 달고 부드러워야죠 어쩌면 오트밀같은 종류도 나쁘진 않겠네요 하지만 다크는 아니에요 그럴려고 먹는 게 아니거든요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멈추기가 힘들어요 무슨 유혹이 이렇게나 강렬하나요? 입에서 맴도는 진한 여운이 마치 블랙홀처럼 다음 조각을 불러들이죠 난 속절없이 패배하고 말아요 아주 달콤한 패배라고 할 수 있죠 달다고 다 이런 건 아니에요 사탕으론 힘들죠 젤리나 쿠키로도 힘들어요 버터가 잔뜩 들어간 빵이라면 한 번쯤 경쟁 해 볼만도 하지만 왠만해선 어렵죠. 말했 듯, 그저 검기만 한 걸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에요 안에서 부터 퍼져나온듯한 부드러운 흰빛이 있어야하죠 그렇다고 회색이 되지는 않아요 이상하죠? 하지만 그냥 그런 거..

그룹명/음식 2022.05.16

버터스틱쿠기

오늘은 편의점에서 버터스틱쿠키를 사 먹었다. 아직 다 먹은 것은 아니지만 반 이상은 먹은 것 같다. 겨울이라 그런지 좀 차가웠고, 차가워서 그런지 뭔가 촉촉한 느낌도 들었고, 생각보다는 묵직했다. 크기는 내 새끼손가락의 삼분의이정도의 크기로 꽤나 작다. 두께도 생각보다는 얇게 느껴졌는데, 그래도 그런것치고 꽤나 든든한 느낌의 과자 였다 안 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달았다. 그것도 꽤나. 적어도 버터링보다는 단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양이 얼마 안되어 보였는데도, 제법 만족스럽게 먹고 있다 근데 포장지를 보면 뭔가 포스틱이 떠오른다 남색에 가까운 짙은 파란색 바탕에 과자 사진이 디자인되어 있는데 공교롭게도 과자의 모양도 포스틱이랑 비슷하게 생겨서 더 헷갈린다 어떻게보면 이름까지도 그렇다. 어쨌거나..

그룹명/음식 2022.03.02

아포가토

아이스크림에다가 갓 뽑은 뜨거운 에스프레소를 부으면 아포가토이긴 한데 영원한 것이 절대 없다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다지만 상대적으로도 그 기간은 꽤나 짧은 것처럼 보이죠 그렇지 않나요? 심지어 아이스크림 보다도 말이에요 곧 열평형상태에 도달할텐데 그럼 어떨까요? 적당히 미지근한 죽이 되고 말텐데 그런 것을 아포가토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거기엔 강렬한 차가움도 강렬한 뜨거움도 없을텐데요 강렬한 쓴맛도 강렬한 단맛도 사라지고 적당히 부드러운 크림만이 남겠죠 물론 못 먹을 음식은 아니에요 달달하고 말이죠 그리고 천천히 먹다보면 대체로 그렇게 되는 편이죠 먹다보면 양이 적어지잖아요? 양이 적으면 그만큼 금방 녹게되잖아요? 그럼 역시 그것까지가 아포가토겠네요 아포가토가 그래요 시간이 중요하죠 기승전결이 있는 이..

그룹명/음식 2022.01.21

딸기 쨈

식빵에다 딸기 쨈을 발라먹으면 참 좋죠 너무 스탠다드 한 것 아닌가 싶지만 클래식은 클래식이 된 이유가 있는 법이에요 어째서 딸기 일까요? 그 많은 과일들 중에서 왜 하필이면 딸기 일까요? 그렇게 당도가 높은 과일도 아닌데 말이에요. 어째서 포도쨈이 아니라 딸기 쨈일까요? 물론 포도쨈도 있지만요 포도쨈도 사실 맛있죠 하지만 역시 쨈 세계의 클래식이라고 하면 딸기 쨈이겠죠 내 생각엔 식감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새콤 달콤 할 뿐만 아니라 반짝 반짝 한 느낌이 있거든요 씹다보면 어쩐지 약하게 으득으득 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그럴 때 마다 신맛도 함께 반짝 반짝 터지는 거죠 혹은 터지는 기분이 드는 거죠 오래전에 나왔던 가루사탕 과자 중에서 '톡톡' 이라는 게 있었는데요 어쩌면 그것도 딸기 쨈의 이러한 식감을..

그룹명/음식 2021.12.14

초콜릿

초콜릿이라는 단어를 보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일단 아름답죠 초콜릿이라는 단어는 의심의 여지 없이 아름답습니다. 사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들중에 하나죠. 발음하는 걸 들어도 그렇고요 영어로 써 있는 걸 봐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전 특별히 한글로 초콜릿이라고 쓰여진 걸 보는 게 참 좋더라고요. 이 세상에 초콜릿은 많아요. 정말로 많은 종류의 초콜릿들이 있어요 먹어 본 종류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예요 이건 특별히 초콜릿 애호가가 아니어도 마찬가지 일 거예요. 초콜릿 가공 식품까지 더하면 정말 아득해지죠 그것들을 일일이 떠올리는 건 불가능 할 것 같지 않나요? 그래도 특별히 선호하는 초콜릿은 있을 겁니다. 물론 없는 사람도 있을 수야 있겠지만 일단 전 있거든요. 많이 먹어 보진 못했어요. 하지만, 아주 ..

그룹명/음식 2021.12.10

사골 칼국수

아주 하얬어요 그게 제일 인상적이더군요 국물도 그렇고 면도 그랬죠 그 하얀빛은 아주 뽀사시했는데 뿌옇지는 않았어요 정말이지 하얬다니까요 아무색이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도대체 그게 하얀색이 아니라면 하얀색이라는 건 과연 무얼까요? 과연 있기는 할까요? 정말이에요 진심이랍니다 이걸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지 정말이지 답답한 마음 금할 수가 없네요 맛은 어땠냐고요? 아주 하얀 맛이었어요 믿어지나요? 성의없는 대답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정말로요 그건 하얀 맛이었답니다 모든 음식의 빛깔이 그 맛과 일치하는 게 아니라는 건 저도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이게 꽤 기적같은 일이라는 것도 저는 충분히 알고 있답니다 하지만 사실인걸요 오늘 저녁으로 제가 먹은 사골 칼국수의 맛은 하얀맛이었어요 언어로 써놓으면 정말 진부해 보이..

그룹명/음식 2021.11.21

버터바

단단해요 그야말로 바 초코바 아시죠? 그정도까진 아니지만 제일 여린 부분이 파운드케익이라면 감이 오시는지? 그것도 속이 꽉 찬 단단한 파운드케익 말이에요 겉은 더욱 단단하답니다 마치 타르트 같죠 어쩌면 진짜 타르트인지도 몰라요 캬라멜시럽이 쫀쫀하게 발라져 있는 타르트 말이에요 하지만 그건 결국 버터였죠 네 맞아요 버터였어요 한 입 베어 물면 단단하고 쫀득한 식감과 함께 머리가 아찔해질 정도로 농도짙은 버터캔디에서나 나올 것 같은 달디단 버터 바의 맛이 난답니다 그 농도가 어찌나 진한지 손바닥만한 크기에 불과한데도 한 번에 다 먹기 힘들정도였어요 물론 다 먹었지만요 버터를 좋아하나요? 달디 단 버터맛 빵에대한 로망이 있으신가요? 인생의 어떤 한 순간이라도 생크림케익 보다 버터케익이 더욱 먹음직스럽다고 느끼..

그룹명/음식 2021.10.12

피자

아니 그러니까 피자를 먹었는데 토핑이 뭐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 엄청 특이한 게 있었다면 기억했겠지 맛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느꼈어도 기억했을거야 하지만 그런 게 아니었나봐 비교적 평범한 토핑들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지 그러니까 피자의 토핑으로서는 말이야 근데 그게 참 기가막히더라 답답한 거는 피자의 맛은 주로 감칠맛으로 표현한단 말이야 그런데 이 감칠맛이라는 게 그래 뭐라 말 하기가 애매하단 말이야 마치 커피의 바디 같달까? 딱 들었을 때 아하 이렇겠구나하고 느껴지는 게 없어 아니 있긴 있지 있긴 있는데 그게 사람 마다 다른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그래서 참 애매해 글로 설명하기가 좀 그렇단 말이야 그래도 아는데로 말하자면 토마토 버섯 치즈 다시마 가쓰오부시 각종 육수들 있지? 이런데서 나는..

그룹명/음식 2021.09.30

중국과자

모래를 굳힌 것 같은 퍼서석한 식감이 있다 쿠키나 비스킷과는 확실히 다르다 처음엔 낯설고 이상했는데 먹다보니 재밌다 어떤 점이 재밌냐면 씹는동안 입안에 모래처럼 퍼져있던 가루들이 다시 진흙처럼 뭉쳐지면서 단단해지다가 녹는데 이 변화의 과정이 입안에서 느껴지는 게 재미도 있고 은근히 중독성도 있는 것이다 뭔지 모를 충족감도 있고 향도 좀 다르다 특유의 단 향이 있는데 버터 쿠키에서 나는 것과는 좀 다른 것이다. 대추도 좀 생각나고 계피나 홍차같은 것도 좀 생각나고 뭔가 약간 독한 듯하면서도 매력이 있다. 무엇보다도 충분히 달고 당연히 모든 중국과자가 이렇지는 않겠지만 내가 먹어 본 몇 개는 기본 베이스가 거의 이랬던 것 같다

그룹명/음식 2021.09.25

포카리

포카리 하면 더더밴드의 ‘내게 다시’가 떠오른다 진짜 좋아하는 노래인데 정작 포카리를 자주 마시진 않았다 그보단 게토레이 레몬맛이나 파워에이드 마운틴블러스트를 자주 마셨다 같은 이온 음료라도 포카리의 경우 청소년이 즐기기엔 너무 담백한 맛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이제 나는 청소년이 아니고 포카리를 자주 마신다 물론 청소년이 아니어도 게토레이 레몬맛을 더 좋아 할 수는 있다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다 얼음과자에다가 게토레이 레몬맛을 부어 마시면 궁합이 꽤 괜찮았다 아주 더울 때는 특히나 더 좋았다 농구에 한창 빠져 있을 때는 자주 그렇게 마셨다 그게 여름에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였던 것 같기도 하다 포카리 이야기를 하려했는데 어쩐지 게토레이 이야기를 더 많이 한 것 같다 포카리와의 추억은 이제부터 쌓아나가..

그룹명/음식 2021.09.17